완벽하게 연출 잘 된 예배? 은혜로운 예배? 아, 둘 다 잘하고 싶다!

매주 돌아오는 고민, 예배 기술팀의 속마음 엿보기 🎧



안녕하세요. 오늘은 교회에서 예배를 섬기며, 특히 보이지 않는 곳에서 기술적인 부분을 담당하며 느끼는 솔직한 고민과 바람들을 조금 나누어볼까 합니다. 아마 비슷한 자리에서 섬기고 계신 분들이라면 고개를 끄덕이실지도 모르겠습니다.

딜레마 1: 잘 전달되는 예배 vs. 모두가 함께하는 예배

사역 현장에는 늘 딜레마가 존재합니다. '정말 잘 준비해서 은혜롭게 전달하고 싶은 마음'과 '한 사람이라도 더 많은 성도가 함께 참여하며 만들어가고 싶은 마음' 사이에서의 고민이죠. 단순히 예배 순서를 진행하는 것을 넘어, 그 안에 담긴 메시지와 감동이 성도들에게 온전히 전달되기를 바라는 마음. 동시에, 서툴더라도 자신의 자리에서 무언가를 표현하고 참여하고 싶어 하는 성도들의 열정을 외면할 수 없는 마음. 이 둘 사이의 균형점을 찾는 것은 언제나 어려운 숙제 같습니다. '예배 그 자체'에 집중하는 것과 '성도를 참여시키는 것' 중 어느 하나도 가볍게 여길 수 없기 때문입니다.

딜레마 2: 전문성과 현실의 벽

이상적으로는 충분한 연습과 준비를 통해 완성도 높은 리허설을 진행하고 싶습니다. 리허설은 단순히 순서를 익히는 시간이 아니라, 무대 동선부터 음향, 영상, 조명 등 모든 기술적 요소들이 예배의 흐름과 메시지를 어떻게 더 효과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을지 점검하고 발전시키는 중요한 과정이니까요.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특히 한국적인 상황에서는 모두가 늦은 밤에야 겨우 시간을 내어 모일 수 있는 경우가 많아, 충분한 연습 시간 확보가 어렵고 이는 일상생활에 부담을 주기도 합니다. (저녁 시간이 비교적 여유로운 서구 사회가 부러워지는 순간이기도 하죠.)

리허설이 충분하지 못할 때, 학예회보다도 못한 진행을 해야할 때, 이럴 때는 '굳이 교회에 전문 인력이 필요할까?' 하는 회의감이 들기도 합니다. 참여하는 성도들의 기술적인 성장도 더디거나 멈추게 되고, 자연히 만족도도 낮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교회 안에서의 전문성이 단순히 교회 안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세상에서도 통용될 수 있는 지식과 능력으로 이어진다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우리교회 방송실에서 봉사하던 분이 방송국에 스카웃되어 가는 그런 일들 말입니다.

관계 속에서의 어려움

전문성을 가지고 사역하는 스태프의 역할은, 어쩌면 '기다림의 지혜'를 배우는 과정일지도 모릅니다. 목회자분들과 일반 성도님들이 예배의 기획부터 연출, 진행, 마무리까지 잘 해내실 수 있도록 기술적인 부분을 묵묵히 지원하는 것. 하지만 스태프는 비교적 고정적인 반면, 함께 손발을 맞추는 교역자나 성도님들은 자주 바뀌는 경우가 많습니다.

같은 내용을 반복해서 설명해야 하는 상황은 솔직히 스트레스가 될 수 있습니다. 친절하게 설명한다고 노력하지만, 때로는 필요한 절차와 체크리스트를 강조하는 과정이 처음 참여하는 분들에게는 강압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는 것을 압니다. 그렇게 관계가 서먹해지거나 어려워지는 순간들... 누구의 잘못도 아니지만, 참 마음이 무거워지는 지점입니다. 이런 상황을 지혜롭게 헤쳐나갈 방법을 늘 고민하게 됩니다.

그럼에도, 우리가 예배를 잘 준비해야 하는 이유

때로는 '예배에 왜 이렇게까지 전문적인 연출이 필요하냐', '지나치다'는 시선이나 말을 마주할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설픈 준비와 기술적인 실수들이 오히려 다수 성도의 예배 집중을 흐트러뜨린다면, 그것 또한 우리가 깊이 고민해야 할 부분 아닐까요?

우리가 추구하는 '은혜로움'이란 무엇일까요. 저는 준비하는 사람, 진행하는 사람, 그리고 참여하는 모든 사람이 함께 만족하고 하나님께 집중할 수 있는 상태라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사람 중심적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우리는 '함께 모여' 예배합니다. 그리고 그 공적인 예배는 하나님께서 기쁘게 받으시는 거룩한 행위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마땅히 최선을 다해 잘 준비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다니엘을 꿈꾸며

솔직히 고백하면, 아직 이 모든 고민에 대한 명쾌한 답을 찾지 못했습니다. 때로는 복잡한 상황과 제 안의 다스려지지 않는 마음 때문에 힘들 때도 많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망을 품어봅니다. 마치 다니엘이 여러 왕조와 나라가 바뀌는 격동의 시간 속에서도 하나님 앞에서 한결같은 마음으로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섬겼던 것처럼, 저 또한 언젠가는 이 모든 상황 속에서 지혜롭게 균형을 잡으며 기쁨으로 섬기는 것이 자연스러워지는 날이 오기를 기도하고 다짐해 봅니다.

혹시 비슷한 고민을 하고 계신 분들이 있다면, 댓글로 여러분의 생각과 경험을 나누어 주셔도 좋겠습니다. 함께 고민하고 기도하며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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