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위를 걸어본 사람은?
베드로!
베드로가 예수님께 대답했다. “주님, 주님이 맞으시면, 저에게 명령해 주세요. 물 위를 지나 주님께로 오라고요.” 예수님이 “오세요!” 하고 말씀하셨다. 그러자 베드로가 배에서 내려 물 위로 걸어서 예수님께로 갔다.마태복음 14장 28~29절, 새한글성경
오늘은 이 극적인 이야기를 통해 미디어 기술팀이 사역 현장에서 만나는 여러 도전들, 때로는 열정으로 시작했다가도 현실의 벽 앞에서 작아지고 마는 우리 안의 ‘풍랑’들을 어떻게 마주하고, 또 그 속에서 궁극적으로 어디에 시선을 두어야 하는지 함께 생각해 보려 합니다.
물 위를 걷고자 했던 열정,
그리고 현실의 파도
그러나 드센 바람을 보자 두려웠다. 그래서 바다 아래로 빠져 들어가기 시작하자 비명을 질렀다.마태복음 14장 30절, 새한글성경
하지만 우리 사역의 여정도 ‘작심삼일’이라는 말처럼 금세 시험에 들 때가 많아요. 열정은 가득한데 그만큼 재능이나 기술이 따라주지 않아 속상하기도 하고, 때로는 그 뜨거운 열정이 오히려 다른 동역자들과의 관계에서 예기치 않은 갈등을 불러일으키기도 합니다. 미디어팀 사역을 하다 보면, 새로운 기술을 익히고 촉박한 시간을 맞추며 최상의 결과물을 내려는 그 열심이 때론 지치게 하거나, 다른 부서와의 협력에서 어려움으로 다가올 때도 있지요.
막상 어려운 상황에 부딪히면, 머리로 아는 것과 마음으로 느끼는 것은 참 다를 때가 많습니다. 아프고 힘들고, 때로는 갈등을 더 만들고 싶지 않아 회피하고 싶어집니다. 그래서 어떤 이들은 사역지를 옮기거나 아예 다른 직종을 선택하는 상황에 이르기도 합니다.
이런 상황은 마치 몇 걸음 물 위를 잘 걷던 베드로가 거센 파도를 보고 두려움에 사로잡혀 물에 빠져 들어가는 그 순간같습니다. 그는 이미 내디딘 몇 걸음 때문에 쉽게 배로 돌아갈 수도 없는 막막한 상황이었을 거예요. 그 상황에서는 그가 의지할 수 있는 분은 오직 예수님뿐이었고, 예수님을 바라볼 때 비로소 그는 안전한 곳으로 나아갈 수 있었습니다. 교회 미디어 기술팀이 기술적인 문제나 관계의 어려움이라는 풍랑 앞에서 허우적거릴 때, 우리의 시선은 어디를 향해야 할까요?
부족함을 넘어 성장으로:
꾸준함과 주님의 도우심
사역을 하다 보면 자신의 재능의 한계를 느끼고 좌절하는 순간들이 찾아오곤 합니다. 특히 영상 제작과 같이 끊임없이 새로운 기술과 트렌드가 등장하는 분야에서는 더욱 그러한 감정을 느끼기 쉽습니다. 주변의 동료들이 뛰어난 아이디어를 구현해내는 것을 보며 스스로 부족하다고 느껴질 때, ‘내가 과연 이 일을 계속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좌절감 속에서도 우리는 중요한 진리를 발견하게 됩니다. 동료들 사이에서 흔히 나누는 농담처럼 “결국 엉덩이가 무거운 사람이 이긴다”는 말은, 재능의 차이를 넘어 꾸준한 노력과 시간 투자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해줍니다.여러분 가운데 누가 지혜가 모자라면, 그는 모든 사람에게 조건 없이 주시고 야단치지 않으시는 하나님께 달라고 하십시오. 그러면 하나님이 그에게 주실 것입니다. 그는 아무것도 의심하지 말고 믿음으로 달라고 해야 합니다. 의심하는 사람은 바다 물결과 같아서 바람에 이리저리 떠밀려 다니기 때문입니다.야고보서 1장 5~6절, 새한글성경
끊임없이 배우고 익히는 시간 속에서 우리의 능력은 조금씩, 그러나 분명하게 향상됩니다. 특히 미디어 기술 분야에서는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익히고, 촬영 기법을 연구하며, 편집 능력을 향상시키는 그 모든 꾸준한 과정이, 마치 돌을 다듬고 연마하여 우리의 잠재된 역량을 서서히 드러내는 시간과 같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꾸준함 속에서 주님은 놀라운 방식으로 역사하십니다. 단순히 기술적인 숙련도를 높이는 것을 넘어, 우리에게 지혜와 분별력을 더하시고, 때로는 예상치 못한 아이디어나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주시기도 합니다. 이 모든 과정은 우리를 그분의 거룩한 사역에 더욱 합당한 일꾼으로 빚어가시는 주님의 섬세한 손길임을 믿습니다.
관계의 어려움 앞에서:
겸손과 지혜로운 섬김
사역은 홀로 할 수 없기에, 관계는 우리가 반드시 마주하고 또 소중히 가꿔야 할 영역입니다. 하지만 때로는 이 관계가 참 어렵게 느껴지고, 마음의 풍랑을 일으키기도 하지요. 이럴 때 우리에게는 주님 주시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우리 안에 ‘정직함’과 ‘겸손함’이라는 이름 뒤에 숨은 ‘교만’이 있지는 않은지 스스로를 깊이 돌아보아야 합니다. 내 생각, 내 방식만이 옳다고 주장하기보다, 때로는 내 마음이 상하고 아프더라도 주님 보시기에 옳은 길이라면 기꺼이 ‘져 줄 수 있는’ 유연함, 그것이 바로 공동체를 건강하게 세우는 참된 겸손일 것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겸손한 마음으로 관계를 세워가려 애쓰거나, 혹은 미처 그런 지혜를 발휘하기도 전에, 때로는 우리가 무엇을 잘못했는지조차 모르는 사이에 모든 상황이 우리의 의도와는 정반대로 흘러가고, 관계의 갈등은 깊어질 대로 깊어져 감당하기 어려울 때가 있습니다. 마치 거센 파도가 모든 것을 휩쓸고 지나간 듯한 절망감에 휩싸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고통스러운 순간에 우리가 가장 먼저 떠올리기 쉬운 해결책은 현재의 모든 것을 내려놓고 새로운 환경으로 도피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새로운 시작이라는 달콤한 유혹은 당장의 어려움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는 희망을 제시하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항상 품에 사직서를 품고 다닌다"는 방송실 사람들의 농담이 남 일 같지 않을 때도 있겠지요.)
환경을 바꾼다고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될까요? 새로운 환경에서도 이전과 유사한 어려움이 반복되는 이유는 문제의 뿌리가 외부 환경이 아닌, 우리 내면의 태도와 행동에 있기 때문입니다. 마치 그림자처럼 우리의 내면적인 문제는 환경을 따라다니며 다시 나타날 가능성이 큽니다. 과거의 어려웠던 순간들을 되돌아보면, 미성숙한 태도나 잘못된 판단이 문제의 원인이었음을 깨닫게 됩니다. 고집스러운 성격은 불화를, 부족한 이해심은 오해를 낳습니다. 무심코 던진 작은 돌멩이가 잔잔한 호수에 파장을 일으키듯, 우리의 사소한 언행이 예기치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진정한 문제 해결은 외부 환경 변화가 아닌, 자신의 의도가 제대로 전달되었는지 확인하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내 의도와 다르게 전달 되어 갈등의 골이 깊어질 때가 많습니다. 이는 타인을 존중하는 마음으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주님께서 그를 창조하시고 이끄시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상대방이 나보다 부족한 사람일 수가 없습니다. 그는 하나님께서 만드신 그 사람이기에 나는 나의 의도를 오해 없게 전달하고 주님께 상황을 맡기면 됩니다.
무슨 일이든지 이기적인 야망이나 분수에 넘치는 헛된 생각에 기초해서 하지 마십시오. 도리어 서로 낮은 자세로 다른 사람이 자신보다 더 위에 있다고 여기십시오. 여러분은 저마다 자신의 일에만 마음 쓰지 말고, 저마다 다른 사람들의 일에도 마음 써 주십시오. 여러분은 서로 이 생각, 곧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도 있던 생각을 품으십시오.빌립보서 2장 3~5절, 새한글성경
풍랑 속에서,
다시 주님께로!
“주님, 저를 구해 주세요!” 곧바로 예수님이 손을 내뻗어 베드로를 붙잡아 주셨다. 그러고는 말씀하신다. “믿음이 작은 사람이여, 어쩌자고 의심을 했나요?” 예수님과 베드로가 배에 올라타자 바람이 잦아들었다. 배에 있던 사람들이 예수님께 엎드려 절하며 말했다. “참으로 당신은 하나님의 아들이십니다.”마태복음 14장 32~33절, 새한글성경
만약 지금 내게 믿음이 없다고 느껴져서 그 자리에 그대로 머문다면, 우리는 더 깊은 물속으로 가라앉을 뿐입니다. 하지만 괜찮습니다. 얼마나 깊이 가라앉았든, 얼마나 오랫동안 허우적거렸든 중요하지 않습니다. 지금 이 순간, 고개를 들어 주님을 바라볼 때 입니다! 주님은 물속으로 그분의 손을 넣어 우리를 힘껏 끌어올리실 것입니다. 우리를 위해 죽음마저 이기신 주님께서, 그 어떤 절망과 어려움 속에서도 우리를 건져내실 수 있는 능력의 주님이심을 우리는 성경을 통해 이미 배웠고, 또 경험하고 있기때문입니다.
누가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떼어 낼 수 있겠습니까? 고난이나 옥죔이나 박해나 굶주림이나 헐벗음이나 위험이나 칼입니까? 성경에 이렇게 적혀 있는 대로입니다.“주님 때문에 우리는 죽임을 당합니다, 온종일!잡아 죽일 양처럼 여겨집니다.”그러나 이 모든 상황 가운데서도 우리는 우리를 사랑하시는 분을 힘입어서 거뜬히 이겨 냅니다. 나는 확신하기 때문입니다. 그 무엇도 하나님의 사랑에서 우리를 떼어 낼 수 없으리라는 것을요. 죽음이나 생명이나 천사들이나 통치자들도요. 현재 일이나 장래 일이나 능력들도요. 높음이나 깊음이나 다른 어떤 창조물도요. 그 무엇도 그리스도 예수 우리 주님 안에 나타난 하나님의 사랑에서 우리를 떼어 낼 수 없을 것입니다.로마서 8장 35~39절, 새한글성경
김용성 화백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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