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에 리허설이 꼭 필요한 이유 1 - 빛과 소리를 연출하다

예배 연출, 왜 리허설이 필요할까? - 기술팀의 묵상

크리스마스나 부활절 같은 특별한 절기 예배, 혹은 특별한 순서가 있는 예배를 준비할 때면 교회는 늘 분주합니다. 특히 예배 당일이 되면 여기저기서 마지막 연습 소리가 들려오고, 때로는 예배 시작 직전까지도 연습이 이어지곤 합니다. 기술팀에 있는 우리들은 이런 모습을 보며 마음 한편이 복잡해집니다. 무대에 서는 모든 팀의 열정과 헌신이 빛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주어진 시간과 장비, 인력의 한계 속에서 완벽한 서포트는 늘 어렵게 느껴집니다.

보이지 않는 언어: 빛과 소리, 예배를 위한 중요한 도구

하지만 이것은 단순히 기술팀의 어려움을 넘어, 예배의 질과 관련된 중요한 문제입니다. 무대 위에 오르는 모든 것은, 그것이 찬양이든 말씀이든 연극이든, 결국 성도들과 소통하려는 시도입니다. 연주되는 음악, 선포되는 메시지는 그 자체로 성도들에게 전하는 대화의 주제이자 내용입니다. 그런데 이 대화가 더욱 효과적으로 전달되기 위해서는 기술팀의 적절한 도움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빛과 소리는 예배 연출에서 매우 중요한 언어입니다. 적절한 조명은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을 비추고, 때로는 감춰야 할 것을 가려주며 메시지를 더욱 극적으로 전달합니다. 잘 조율된 음향은 목소리와 악기 소리를 명료하게 전달할 뿐 아니라, 감정선을 이끌며 몰입을 돕습니다. 즉, 빛과 소리는 성도들이 시각적, 청각적으로 예배의 내용에 더욱 집중하고 깊이 공감하도록 돕는 강력한 도구입니다.

준비 부족이 부르는 문제들: 실수, 소통의 어려움, 그리고 아쉬움

따라서 이 도구들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설계'가 필요합니다. 어떤 부분에서 어떤 조명을 사용할지, 음향은 어떻게 조절할지 계획하고, 그 계획대로 적절한 타이밍에 조작할 수 있도록 연습하는 과정이 필수적입니다. 물론 경험 많은 베테랑 간사님이나 기술팀원은 어떤 상황에서도 능숙하게 대처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예기치 못한 실수들이 발생하기 쉽습니다. 갑작스러운 음향 사고나 어색한 조명 전환은 예배의 흐름을 끊고, 무대에 선 사람뿐 아니라 참여하는 성도들, 그리고 기술팀 자신까지 당황하게 만듭니다. 이것은 단순히 작은 실수가 아니라, 모두가 하나님께 집중해야 할 거룩한 시간을 방해하는 결과를 낳습니다.

그렇다면 왜 이런 문제들이 반복될까요? 촉박한 시간 속에서 급하게 준비하다 보면, 우리가 가진 기술로 더 풍성하게 도울 수 있었던 부분들을 놓치게 되는 것 같아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소통을 시도합니다. "조금 더 일찍 내용이 정해지면 좋겠습니다", "함께 맞춰볼 시간이 필요합니다" 라고요. 하지만 콘텐츠를 기획하고 준비하는 팀 입장에서는 예배 직전까지 최상의 결과물을 만들고 싶은 마음에 연습을 거듭하게 되고, 기술적인 부분까지 미리 고려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어쩌면 연출 전문가가 따로 없는 교회의 현실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이상적인 것은 모든 것이 미리 준비되는 것이지만, 찬양, 연주, 연기 등 무대 위 플레이어 외의 요소들까지 세심하게 챙기기란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임을 이해합니다.

리허설: 완성도와 협력을 위한 필수 과정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모두가 은혜롭게 예배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바로 '리허설'입니다. 리허설은 단순히 순서를 익히는 시간이 아닙니다. 찬양과 다양한 콘텐츠의 흐름과 분위기에 맞춰 기술적인 연출을 구상하고 실행해 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입니다. 이 기술적인 연출은 무대 위의 동선과 위치, 순서 등이 미리 정해져 있을 때 비로소 가능합니다. 즉, 찬양팀이나 연극팀 등의 연습이 어느 정도 완료된 상태에서, 기술팀이 그에 맞춰 조명과 음향, 영상 등을 연출하고 연습할 수 있는 시간이 반드시 주어져야 합니다. 이 시간 동안 기술팀은 필요한 장비를 세팅하고, 큐 사인을 맞추며, 다양한 효과를 시험해 볼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리허설은 '조정'의 시간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계획한 연출이 실제 우리 교회 환경에서 구현 가능한지, 의도한 대로 메시지 전달력과 호소력을 갖추었는지, 모든 팀이 함께 움직여보며 확인하는 시간입니다. 이 과정에서 부족한 부분은 보완하고, 불가능한 것은 가능한 다른 아이디어로 대체하며 함께 예배를 만들어가는 협력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경건한 준비와 더욱 예배에 집중하기

이 모든 과정은 기술팀 역시 예배자로서 하나님께 드릴 최상의 예배를 준비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과정입니다. 예배는 우리의 재능을 뽐내는 장기자랑이 아닙니다. 하나님 앞에서 우리의 마음과 정성을 다해 드리는 거룩한 시간입니다. 자유롭게 표현하되, 결코 방종하거나 소홀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가 예배를 위해 준비하는 모든 시간과 과정 역시 경건하고 거룩해야 합니다. 함부로, 되는대로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영역을 존중하고 격려하며 더 나은 예배를 위해 함께 돕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준비하는 과정 자체가 하나님을 만나고 예배하는 시간의 확장인 것입니다.

기술팀으로서 느끼는 가장 큰 어려움 중 하나는 '준비할 시간의 부족'에서 오는 '불안감'입니다. 예배 직전에 모든 것을 확인하고 준비하려니 마음이 분주해지고, 그 분주한 마음은 고스란히 예배 시간으로 이어집니다. 내용을 미리 숙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실제 진행 중에 실수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그 긴장감 때문에 정작 예배 중에 하나님께 온전히 집중하기 어려워집니다. 때로는 이런 불안감이 무대 위에 서는 다른 팀들을 향한 보이지 않는 불만으로 표출될 수도 있습니다. 물론 그래서는 안되겠지만, 불안은 전염성이 강하기에 서로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결국, 기술팀이 느끼는 대부분의 어려움과 불만은 더 완벽하게 예배를 섬기고 싶은 마음, 하지만 현실적인 제약으로 인해 발생하는 불안감에서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충분한 리허설은 이러한 불안감을 해소하고, 기술팀 역시 평안한 마음으로 예배에 참여하고 섬길 수 있게 돕습니다.

함께 드리는 온전한 예배를 향하여

우리가 드리는 예배가 더욱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고, 참여하는 모든 성도들에게 은혜가 넘치는 시간이 되기 위해, '함께 준비하는 시간', 즉 '리허설'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며 충분한 리허설 시간을 확보할 때, 우리는 기술적인 완성도를 넘어 더욱 깊은 영적인 울림이 있는 예배를 함께 만들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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